“다양한 간편결제, 밴 시장 잠식 속도 빨라”

[공감신문] 강란희 칼럼니스트= “가맹점에 천대받고 카드사에 갑질 당하고 정권마다 치이고 이제는 또 코로나에 제대로 한 방 맞은 기분입니다. 그래도 아직 분 풀 일이 남았는지 시장은 온라인 결제시장으로 옮겨 감으로써 생사의 기로(岐路)에까지 서게 됐네요. (까맣게 탄 주름진 얼굴에서 깊은 담배 연기를 내 뿜는다.)”

벼랑 끝 승부. 사진=연합뉴스

신종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전 사회가 참 많이 바뀌고 있다. 사람들의 생활습관은 물론이고 직군(職群)들도 엄청난 변화를 부르고 있다. 그중에서 가장 심각한 직군 중 하나가 밴(VAN) 업계인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의 밴 (대리점) 업은 언제나 ‘을’이다. 밴은 태생부터 이리치고 저리치고 때로는 걷어차이기도 하는 등의 온갖 고난을 딛고 한국의 전자 금융의 인프라를 세계 수준에 올려놓기도 하면서 없어서는 안 될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하기도하고 해 했다. 때로는 정권마다 시도 때도 없이 카드 수수료를 건들고 이에 질세라 카드사는 어김없이 밴 수수료, 무서명, 직매입 등을 건드는 등 갖은 횡포에 시달려 왔다. 심지어 이로 인해 밴 대리점의 수익은 상당한 수준의 감소로 이어져도 견디고 버텨온 것 또한 사실이다.  

“(전략) 역대 정부가 밴이 만만한지 걸핏하면 (소상공인을 위해) 수수료 인하를 하겠다며 수수료를 손댔잖아요. 정부가 손 만대면 여지없이 카드사는 바로 ‘나 죽네’ 하면서 (솔직히 나열하고 싶지 않지만) 5만 원 이하 무서명, 직 승인, 매출전표 직매입, 정률제 등으로 협박하고 지금은 그대로 시행하고 있습니다. 이로 인해 업종의 최말단인 우리 같은 밴 대리점 업자들은 그대로 당할 수밖에 없지요. (중략) 결국 우리도 결국, 목구멍이 포도청이라 입에 풀칠을 해야 하다 보니 가맹점에 무상으로 제공해 오던 서비스들이 유료화될 수밖에 없었어요. (이하생략)”

무슨 말이냐면 역대 정부의 무분별한 소상공인 살린다는 미명 아래 손댄 카드 수수료가 부메랑이 되어 다시 가맹점에 전가 된다는 이야기다. 이뿐 아니라 전자금융기술의 발달로 하루가 다르게 다양한 간편결제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고 가맹점의 갑질은 근절되지 않고 있으며 밴 리베이트 금지법을 위반하는 경우가 다반사로 인해 더 어려워졌다는 이야기를 하는 것이다.

게다가 코로나-19의 영향으로 밴 대리점 업계매출 절반이 날아갔고 여기에 더하여 언택트(비대면) 활성화와 더불어 온라인으로 그 자리를 내주게 생겨 영세한 수많은 밴 대리점 업자들이 길가에 나 앉기에 이르렀다는 말이다. 다시 말하면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 세계가 비대면 시장으로 옮겨가고 있다는 말이다.

코로나 정국이 멈춘다 해도 그 이전의 세상과 이후의 세상은 완전히 달라져 있을 것이다. 다시는 코로나 이전의 세상을 되찾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는 말이다. 따라서 비대면, 비접촉이 사람과 사람 간, 사람과 기계 간 등 풍습이 확 달라질 것이다. 우리는 이 시대를 미리 준비해야 한다. 아울러 마스크 쓰기, 사회적 거리 두기 등을 성실히 실천해야 할 것이다. 사진=질병관리본부

“밴 대리점의 생존기”

그도 그럴 것이 코로나-19로 인해 사회적 거리 두기, 손 씻기, 뭐든 함부로 만지지 않기 등으로 사람들의 인식이 카드 한 장이라도 가맹점에서 내놓기를 꺼린다는 말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재화가 발생하면 이제 사람들은 비대면을 원한다. 이런 이유로 세상은 오프라인보다는 온라인 쪽으로 구매자들이 몰리며 온라인 시장의 매출은 급증한다. 예컨대 가게는 가지 않고 배달업이 발달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어차피 그쪽으로 시장은 움직이겠지만 코로나로 인해 더 급속히 빨라지는 셈이지요. 더불어 우리 업계의 생명줄이 그만큼 앞당겨졌다고나 할까요? (허허….)”

그나마 조금이라도 오프라인 시장이 굴러가는 것에는 장노년층의 공이 크다. 젊은 층에서는 휴대폰 하나에 모든 기능을 집어넣어 그것으로 삶을 해결한다. 하지만 장노년층은 아직 이 같은 문화가 서툴다. 다시 말하면 오프라인 시장이 살아 숨 쉬는 기간은 이들로 인해 어느 정도 연장되고 있으나 생명은 정해 져 있다고 보면 된다는 말이다. 밴에서 획기적인 뭔가가 나오지 않는 이상 말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밴 (대리점)도 이제 생존게임에 접어들었다고 말한다. 아니, 생존게임이 이미 오래전에 시작됐다 해도 과언은 아니다. 손익구조가 불확실하거나 경영이 힘든 밴사들도 일찌감치 매물로 나오기도 하거나 M&A 등을 하기도 하고 대리점들도 적극 M&A를 추진하거나 정리(폐업)을 서두르는 업체도 많이 늘어나고 있다. 반면 적극적인 투자로 신사업 발굴과 새로운 아이템을 도입하는 등 제2의 활로를 찾는 업체도 있기는 하다. “이게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라요.” 하기야 위기가 사람에 따라 위기도 될 수 있고 기회도 될 수도 있기는 하다. 하지만 작금의 밴 (대리점) 업계는 기회보다 벼랑 끝에 위태위태하게 서 있는 힘없는 한 인간을 보는 듯해 가슴 아프다.

“이제 우리(밴 대리점)도 이대로 있을 순 없습니다. (중략) 그나마 주 수입원으로 여겨지든 각종 수수료 등이 갈기갈기 찢겨 나가 나름대로 인원 감축 등 구조조정도 하고는 있지만, 현금으로 기계를 구매해서 가맹점에 할부로 설치 해 주자니 힘이 많이 들지요. 그마저도 일부 가맹점에서는 아직도 공짜타령을 하고 있어 난감할 때가 많습니다. (중략) 특히나 몇 년씩 같이 근무하던 직원을 그만두게 할 때는 마음이 너무 아파요.”  

밴은 제로페이나 삼성페이 그리고 토스, PG(Payment Gateway) 등 간편결제 시스템 등장과 간편결제 사업자들의 약진으로 더욱 힘든 상황에 봉착했다. 더욱이 이 같은 시스템들은 피땀 흘려 구축한 밴 인프라를 이용한다는 것이다. 밴 대리점 업자들은 “자신들이 만들고 구축한 인프라를 이용해 지네들이 돈 벌어 가는 것을 보면 화가 나고 갑갑증이 난다.”라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다.

특히 토스 같은 경우에는 옛날 데이콤을 인수 해서 PG 사업을 키운 국내 상위권의 점유율을 가진 LG유플러스의 PG 사업 부문을 지난해 말 인수 해서 국내 PG 시장을 전격 공략에 나서고 있어 관심과 추이를 지켜 보고 있다. 밴 사업자가 긴장해야 할 부분이다.

“배달 앱의 무임승차와 밴 대리점의 고통”

배달의 *수 등 배달 앱의 밴(VAN) 무임승차로 인한 밴 대리점들의 고통이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밴 대리점 업자들은 이 같은 고통을 겪지 않아도 될 고통이다. 가맹점도 울며 겨자 먹기로 경쟁에 뒤처지지 않기 위해서는 배달을 해야 한다. 그러자니 기존에 사용하던 POS 시스템에 배달 앱을 탑재하면 사양이 낮아 구동이 되지 않는 일이 발생한다. 그렇다 보니 부득이 멀쩡한 POS 시스템을 교체하는 등 추가비용을 부담해야 한다. 가맹점이야 자신들의 매출을 올리기 위해서 그런대로 투자한다고 쳐도 밴 대리점들은 뭔 죄냐고 하소연한다.

다시 말하면 가맹점은 그렇고 대리점들은 누구도 주지 않는 추가적인 비용을 부담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도 그럴 것이 배달 앱을 설치한 가맹점에서는 전산 용지를 카드 승인 때 사용하는 양보다 몇 배나 더 많이 사용하다 보니 그것은 소로시 밴 대리점 부담이라 울상이란다. 게다가 공짜를 좋아하는 가맹점에서는 고가 장비인 POS 시스템마저 밴 대리점에 요구하는 등의 갑질을 한다. 이것은 여신전문금융업법의 밴 리베이트 금지법에 해당하여 5년 이하의 징역에 3천만 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해서 질 수도 있는데 말이다.

“참! 답답합니다. 맘 같았으면 한 대 쥐어 박고 싶은 맘뿐이라니까요.”  

글쓴이=강란희 칼럼니스트

“저물어 가는 밴, 뭐라도 해야 하는데…. 위기 감지 못하고 있어”

어쨌든 이제 밴도 서산 너머 기울어지는 석양처럼 저물어 간다. 뭐라도 해야 하는데?! 뭔가 발버둥이라도 처 봐야 하는데?! 그렇다고 밴 대리점으로서는 딱히 할 수 있는 것들이 없다. 그래서 더 답답하다. 그런데 문제는 아직도 밴 대리점 업자 중에는 위기를 감지하지 못하고 있는 사람들도 참 많다. “수많은 매체에서 언급되는 지표, 숫자들을 보면 가슴이 더 두근거립니다.”라며 말하는 한 밴 대리점 업자의 말에는 암담함이 섞여 있기도 해 보인다.

그렇다고 수많은 간편결제 시스템을 개발한 업체와 손잡고 뭘 하자니 일은 일대로 하고 기업이 굴러갈 만큼의 이윤도 없어 고민되는 것 또한 마찬가지다. 이래저래 속앓이하는 밴 대리점 업자들의 가슴에 멍만 들어간단다.  

정리해 보면 자신들이 가지고 있는 소중한 인프라를 이용해서 간편결제나 PG 등을 개발/이용하는 등의 수익 다변화를 추구하지 못한다면 산하 대리점들은 물론이고 밴 본사마저도 자연 소멸할 수밖에 없는 시점에 와 있다는 것이다. 밴과 밴 대리점은 한 몸이어야 한다. 너는 너 나는 나로 산다면 둘 다 죽는 길일 것이다. 다시 말하면 싫든 좋든 바뀌고 있는 시대의 흐름은 누구도 거역할 수 없다는 말이다. 따라서 시대의 요구에 따라 다양한 방식의 비대면/비접촉 결제시장으로 빠른 전환이 시급해 보이는 이유다.  

더불어 과거에 안주하거나 앞으로 나가기를 주저한다면 밴 업계의 미래는 없다. 좀 늦었기는 하나 이대로 안주 한다면 여태껏 힘들게 구축한 자신들의 인프라 마저 오히려 타인에게 넘겨주는 꼴이 되어 버릴 것이 뻔하기 때문이다.

특히 꼭 주의해야 한다며 귀띔하는 가맹점 주인의 말을 간단하게 줄여 소개한다. “(전략) 법적으로 세금을 숨길 수 있다고 해서 거래처를 바꿨는데 알고 보니 그게 PG가? 하는 것이더라고요. (중략) 거기(PG사)다 내는 수수료가 더 비싸 죽을 후횝니다. (이하생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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