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기자의 오후] 커피를 사랑한 사람들, ‘업(業)’으로 삼다

가 -가 +

박재호
기사입력 2021-01-12 [10:37]

[공감신문] 박재호 기자=한 조사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 성인 한 명의 연간 커피소비량은 353잔에 달한다. 국내 성인이라면 거의 하루에 한 잔 꼴로 커피를 섭취한다는 의미다. 이렇듯 커피는 언젠가부터 우리 생활의 일부분으로 자릴 잡고 있다. 스스로 마니아를 자처하며 더 맛있는 커피를 찾아다니는 커피애호가들도 많아지는 모습이다. 

 

시장규모의 성장세에 따라 커피를 업으로 삼는 이들도 늘고 있다. 흔히 커피 관련 직업이라 하면 바리스타만 떠올리기 쉽지만, 다양한 커피의 종류만큼이나 관련 직업도 각양각색이다. 오늘은 그중에서도 가장 대표적인 몇 가지 직업군을 소개하려 한다. 

 

한 잔의 커피를 만들어내기 위해 얼마나 많은 이들의 노력이 들어갔는지 알게 된다면 보다 깊은 맛을 느끼게 될 지도. 

 

 

‘바리스타’

 

앞서 언급했듯 커피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직업이 바리스타라는 데 이견은 없을 것이다. 친숙하다는 것은 그만큼 가깝다는 뜻일 터. 오늘 소개할 커피 관련 직업군 중 소비자와 가장 가까운 거리에서 커피를 다루는 이들이 바로 바리스타다.

 

이탈리아어로 바(Bar) 안에서 만드는 사람이라는 뜻을 가진 ‘바리스타(Barista)’는 기본적으로 고객에게 최상의 커피 음료를 제공하는 역할을 한다. 

 

흔히 커피의 맛은 커피나무의 생육환경과 품종 등에 의해 결정된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원두의 배합과 볶는 방법, 분쇄 크기, 추출 방법까지 모든 단계에서 영향을 받는다. 따라서 ‘최적의 맛’을 찾는다는 것은 말처럼 그리 단순하지만은 않다. 이외에도 신 메뉴 개발 및 커피와 어울리는 디저트 추천 등 바리스타에게 요구되는 역량은 더 많아지는 추세다. 

 

국내에서는 바리스타가 되기 위해 관련 공부를 하고 자격증을 취득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다만 국가공인 자격증 개념은 없으며 사립협회에서 주관하는 민간자격증을 취득하게 된다. 바리스타 양성을 위한 전문학과나 학원은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으며 소외계층의 취업경쟁력 강화를 위해 지자체 차원에서 교육을 진행하는 경우도 있다. 

 

 

‘큐그레이더’

 

와인에 테이스터(taster)가 있다면, 커피에는 큐그레이더(Q-Grader)가 있다. 이들을 한 마디로 정의하자면 ‘커피감별사’라 부를 수 있다. 볶지 않은 상태의 생두의 맛을 분석해 점수를 매기는 역할을 하는데, 이때 큐그레이더가 부여한 점수로 각각의 등급이 정해지고 이를 근거로 원두의 가격이 결정된다. 

 

커피는 같은 지역에서 난 것이라 하더라도 그해 기후나 재배방식, 생육환경 등에 따라 맛이 달라진다. 따라서 큐그레이더는 커피 원산지의 기후와 재배방식에 대한 이해도와 경사도, 배수 등 다양한 요소들이 커피 맛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 지 등을 파악하고 있어야 한다. 

 

큐그레이더가 되기 위해서는 미국스페셜티커피협회(Specialty Coffee Association of America, SCAA) 산하의 CQI(Coffee Quality Institute)에서 주관하는 자격시험을 치러야 한다. 이전까지는 미국에 직접 가야만 시험을 치를 수 있었지만, 몇 년 전부터는 우리나라에도 SCAA 인증 교육장과 시험장이 들어와 국내에서도 시험을 볼 수 있다. 

 

자격시험의 과정과 난이도는 까다로운 것으로 알려졌다. 커피 맛의 종류와 강도를 맞히는 미각 테스트와 분류별 생두의 향기를 구분해내는 후각 테스트를 비롯해 다양한 측면에서 큐그레이더로서의 역량을 평가한다. 자격시험을 무사히 통과한 후에도 유효기간 3년이 되면 자격을 갱신하도록 하고 있다. 

 

 

‘로스터’ & ‘블렌더’

 

로스터는 이름에서 느껴지는 것처럼 ‘로스팅을 하는 사람’을 뜻한다. 생두를 적절하게 볶아 고유의 맛과 향을 내는 원두로 만드는 과정이 바로 로스팅이다. 최적의 맛을 내기 위해선 상당한 기술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로스터는 전문 기술직으로 분류되기도 한다. 

 

로스터는 수확시기와 수분 함량, 조밀도, 종자 등 생두별 특성을 파악하고 고유의 향과 맛이 최적화 되는 로스팅 포인트를 파악하는 역량이 갖추고 있어야 한다. 이를 토대로 커피가 가진 다양한 향미를 조절하며 로스팅하는 것이 로스터의 주요 역할이다. 최근에는 자신만의 개성을 살리기 위해 직접 로스팅에 나서는 개인카페도 늘어나는 추세다. 

 

이렇게 로스팅 된 몇 가지의 원두를 섞어 더 깊은 맛을 구현해내는 과정을 블렌딩, 이를 실현하는 이들을 ‘블렌더’라 부른다. 언뜻 들었을 땐 단순한 것처럼 보이지만 어떻게 블렌딩하느냐에 따라 맛과 향이 천차만별이기 때문에 고도의 테크닉을 필요로 한다. 

 

블렌더는 각 원두가 가지고 있는 고유의 특성을 고려하고 종합적으로 분석해 최적의 조합을 찾아낸다. 따라서 생산지의 특징이나 기후에 따른 변화 등 원두에 대한 전문지식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 이상적인 블렌딩 조합을 찾는 것도 어려운 일이지만 같은 조합이라도 사람마다 다른 맛이 나올 수 있다. 때문에 일정한 맛을 유지해야 하는 대형 커피회사들은 억대연봉을 주고 전문 블렌더를 채용하기도 한다. 

박재호의 다른기사보기
트위터 페이스북 카카오톡 카카오스토리 band naver URL복사
URL 복사
x
  • 위에의 URL을 누르면 복사하실수 있습니다.

PC버전 맨위로 갱신

Copyright ⓒ 공감신문.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