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렌드를 읽으면 대중들의 ‘욕망’이 보인다

[공감신문] 얼마 전 동대문 DDP에서 ‘2019 FW 서울 패션 위크’가 열렸었다. 갑자기 추워진 날씨에도 불구하고 이른바 수많은 ‘패피’들이 행사장을 찾아와 멋진 맵시를 뽐내었다. 

트렌드, 즉 유행의 물결을 읽으면 대중들의 ‘욕망’이 보인다. 더 정확히는 대중들이 욕망하는 흐름이다. 국내패션위크는 물론이거니와 해외의 동향을 접하며, 패션 나아가 사회 전반에 대한 또 다른 흥미로운 점들을 발견할 수 있었다. 

패션계에서도 ‘必환경’이 대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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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즉각적인 유행에 따라 옷을 사 입는 ‘패스트 패션’은 환경을 악화시킨다는 이야기가 많다. 섬유에는 면과 같은 천연재료와 폴리에스테론, 나일론, 폴리우레탄과 같은 합성섬유가 있다. 특히 합성 섬유는 석유, 석탄 등의 원료로 만들어지며 생산 원가가 저렴한 편이다. 

합성섬유로 만들어진 옷을 세탁하게 되면, ‘마이크로 플라스틱’이 해양으로 흘러나가게 된다. 이 미세한 합성물질 때문에 바다의 생태계는 위협받고 있다! 이전에 본 적 없는 다양한 희귀종의 출현도 플라스틱의 영향이 크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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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로 플라스틱은 어류와 굴, 조개 등의 몸에 쌓이며, 그것들은 곧 상위 포식자인 인간의 식탁을 위협하게 될 것이다. 

이러한 문제가 나타나다보니, 패션계는 ‘환경’에 대한 이슈에 많은 관심을 가지며, 협력에도 적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브랜드의 아이덴티티나 철학을 중요시하는 밀레니얼 세대들의 성향을 잘 파악해낸 것. 

브랜드 아디다스는 지난 2015년부터 해양 폐기물 재활용 및 환경보호 단체인 팔리포더오션(Parly for the Ocean)과 MOU를 체결하고, 이와 관련된 친환경 제품을 선보였다. 

지속 가능한 패션이 대세

이른바 ‘하이패션’으로 불리는 명품계 역시 환경에 대한 큰 관심을 보인다. 패션디자이너 스텔라 매카트니는 캠페인 화보 촬영지를 쓰레기 매립지 배경으로 했다! 이로써, 전 세계인의 과제이자 UN이 제시한 ‘지속 가능성’에 대해 매우 신중히 고려하고 있으며, 환경보호에 대한 의지가 많다는 점이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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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부터 패션계에서 가장 큰 환경적 이슈로 꼽히는 동물성 원료의 사용. 최근 몇 년 사이, 버버리나 베르사체와 같은 브랜드는 모피 사용 중단을 결정했다. 

샤넬은 희귀동물의 가죽 사용 중단을 선언해 패션계는 물론, 수많은 산업 전반에서 기업의 윤리성에 대한 좋은 귀감이 되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올해는 추워져도 네온이 대세

이른바 ‘형광색’으로 불리는 네온은 올 한해 봄부터 여름, 가을, 겨울까지 유행할 전망이다. 90년대를 넘어 80년대를 풍미했던 패션들이 다시금 유행을 일으키며, 다시 수면위로 등장하게 된 것이다!

네온이 ‘시각적’으로 민감한 밀레니얼 세대들의 지지를 받는 건 한편으론 당연한 얘기일 수 있다. SNS로 먼저 패션을 만나는 이들은, 수많은 것들 중 눈에 확 띄는 것만 살필 시간도 부족하다. 그래서일까? 요즘 해외의 산업 광고, 영화 포스터에서 네온 색상을 많이 볼 수 있다. 

네온 컬러가 주는 또 다른 효과는 뭘까? 

경제가 어려우면 소비 심리가 다소 위축되니, 적은 비용으로 사치한 효과를 내는 제품을 찾게 된다. 우리는 이것을 ‘립스틱 효과’라고 부른다. 이 효과는 관련 제품이 여자들에겐 ‘립스틱’, 남자들에겐 ‘넥타이’으로 여겨지면서 붙여졌다. 실제 경제가 어려울수록 립스틱 판매량이 늘어난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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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온 컬러의 옷이 주는 효과엔 ‘립스틱’적인 효과도 존재하지 않을까. 이 아이템 하나로 전체가 ‘확!’ 바뀌는 인상을 줄 수 있는 아이템이기 때문. 아무리 유행일지언정 형광의 네온 컬러를 매일 입는 건 쉽지 않을 테다. 다만 기분전환이 필요할 때, 어느 날 나도 모르게 골랐던 색의 립스틱처럼 꺼내 입을 수 있는 옷인 셈이다. 

열심히 일하자? 작업복이 대세!

몇 년 전, 대한민국을 뒤흔들었던 단어인 ‘YOLO(YOU ONLY LIVE ONCE!)’. 그렇다, 아마도 우린 인생을 한번 산다. 그러기에 인생을 즐겨라? 아니, 진짜 열심히 살아야한다는 게 요즘 트렌드다. 

패션계는 이러한 동향을 적극 반영했다. 올 한해 사랑받는 옷들엔, 워크웨어(Work Wear)도 있다! 튼튼한 소재에 기능성이 뛰어난 카고팬츠나 주머니가 많은 아웃포켓 룩, 그리고 작업복 느낌의 ‘점프수트’도 대세를 이룰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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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역사적으로 대표적인 작업복은 청바지다. 1848년, 미국 캘리포니아에선 ‘금 덩어리’가 발견되는 사건(?)이 발생한다. 이후 전 세계에서 미국의 금을 캐기 위해 몰려오는 ‘골드러시’가 나타난다.

여기서 일하는 광산 노동자에게 필요한 것은? 흙을 파고 위에서 넘어지고 해도 찢어지지 않는 강인한 소재의 옷이었다. 이때부터 청바지가 큰 지지를 받게 되었던 것. 

데님소재는 지금까지도 꾸준히 사랑받는 아이템이다. 올해엔 데님 소재의 ‘스피릿’ 자체를 살리는 디자인들이 대세를 이룰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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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은 우리 단순히 ‘옷’의 이야기만은 아니다. 패션은 우리 사회의 단면이다. 길거리를 다니는 사람들의 보여지는 첫 인상인 것이다. 불과 몇 년마다 이 모습들은 각양각색으로 변화하며, 시대와 사회를 반영한다. 

2019년 올 한해를 살짝 엿보았다. 벌써 2019년을 맞고도, 4분의 1이 지났다. 짧다면 짧은 기간 동안 매우 많은 사건들이 있던 것 같다. 남은 한 해는 어떤 일들이 우릴 기다리고 있을까? 어떤 일이든 상처받는 사람들이 적고, 정의로운 과정이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어쩌면 젊은 세대들의 이러한 바람도, 나중에 패션으로 승화될지도 모를 일이다. 앞으로 펼쳐질 도시의 풍경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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