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동보관 세포, 유전적 다양성 높아…“복원 성공해도 서식지 아닌 동물원 생활” 반대 의견도 제기돼

지난해 3월 마지막 남은 수컷 '수단'이 사망하면서 멸종위기에 놓인 북부흰코뿔소의 복원 가능성이 커졌다.

[공감신문] 북부흰코뿔소는 지난 3월 마지막 수컷이 사망하면서 사실상 멸종의 길로 들어섰다. 세계에서 마지막으로 남은 2마리가 모두 암컷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연구팀들이 북부흰코뿔소와 같은 상징적 동물을 되살리기 위한 노력을 계속해서 이어나가면서 복원 가능성이 커진 것으로 확인됐다. 

미국 샌디에이고동물원 보존연구소 연구팀은 냉동보관해 온 북부흰코뿔소의 세포를 이용, 개체수를 늘리는 방안을 연구 중이다. 

연구팀은 ‘냉동동물원(Frozen Zoo)’에 보관된 북부흰코뿔소 세포의 게놈 염기서열을 분석했으며, 사촌격인 남부흰코뿔소 게놈과 비교‧분석했다. 그 결과, 북부흰코뿔소를 복원할 수 있는 유전적 다양성은 충분하다는 결론이 나왔다. 

복원방법은 냉동보관된 세포를 줄기세포로 전환하고 난자와 정자를 만들어 수정하거나, 남부흰코뿔소 난자세포에 북부흰코뿔소 DNA를 주입, 복제하는 등 여러 가지다. [Pixabay/CC0 Creative Commons]

연구소 냉동동물원에 보관된 북부흰코뿔소 세포는 총 9마리에서 채취한 것으로, 유전적 다양성이 놀라울 정도로 높았다. 이 수치는 멸종위기에 처했다가 개체수가 급격히 늘어난 남부흰코뿔소와 비슷한 수준이라 북부흰코뿔소 복원 가능성도 커진 것이다. 

복원방법은 냉동보관된 세포를 줄기세포로 전환하고 난자와 정자를 만들어 수정하거나, 남부흰코뿔소 난자세포에 북부흰코뿔소 DNA를 주입, 복제하는 등 여러 가지다. 

애초 복원 작업에서 가장 큰 문제는 ‘유전적 다양성 확보’였다. 유전적 다양성이 충분치 않으면 복원이 되더라도 근친교배에 따른 ‘근교약세’ 현상이 발생하면서 질병에 걸리기 쉽고, 다시 멸종될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 연구로 유전적 다양성이 높은 것으로 확인돼 큰 문제는 해결된 것으로 보인다.

연구팀의 이런 연구결과는 과학저널 ‘게놈 리서치(Genome Research)’에 게재됐다.

지난해 3월 사망한 북부흰코뿔소 수컷 '수단' [올-페제타 트위터 캡처]

북부흰코뿔소의 복원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좋은 소식이라고 기뻐하는 사람들도 많지만, 복원을 반대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멸종 위기에서 구할 가능성이 더 큰 다른 동물에게 쏟아야 할 관심과 자원을 기능적으로 멸종된 북부흰코뿔소를 복원하는데 뺏길 수 있다는 거다. 아울러 복원이 되더라도 아프라카의 서식지로 돌아가지 못하고, 동물원 신세일 수밖에 없다며 복원에 회의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스코틀랜드 에든버러 내피어 대학의 생태학자 제이슨 길크리스트는 “생태학자로서 야생 생태계가 최대한 자연에 가깝게 기능하는 것을 보고 싶다”며 “원래의 자연생활로 돌아갈 수 없는 동물 복원이 무슨 의미가 있냐”고 말했다.

지난 3월 19일 케냐의 라이키피아 국립병원 내 올-페제타 보호구역에서 사망한 북부흰코뿔소 수컷인 ‘수단’은 고령에 해당하는 45세로 암컷인 ‘파투’, ‘나진’과 함께 살았다.

하지만 사망하기 며칠 전부터 수단의 건강이 크게 악화했다. 수의사들은 수단이 근육‧뼈‧피부 상처 등 고령에 의한 합병증으로 회복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해 결국 안락사를 시켜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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