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아두면 쓸 데 있는 다정한 정보’...케냐 AA, 에티오피아 예가체프 등 원두 맛 차이

[공감신문] 대부분의 직장인에게 커피는 선택이 아닌 필수품으로 자리 잡았다. 몰아치는 일감을 퇴근시간 전에 해치우려면 커피의 힘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배부르게 점심을 먹고 난 뒤 쏟아지는 졸음과 나른함을 떨쳐버리기 위해서도 커피는 없어서는 안 될 회사 생활의 동반자다.

쓴맛을 멀리해 처음에는 단순히 잠을 깨기 위해 마시다가 점점 중독되는 경우를 주위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아예 쳐다도 보지 않았던 카페의 복잡한 커피 메뉴를 줄줄 외는 경지에 오르기도 한다.

직장인들의 책상에서 컴퓨터만큼 흔히 볼 수 있는 게 '커피'다. [Pixabay / CC0 Creative Commons]

카라멜 시럽을 넣은 달콤한 카라멜마끼아또, 달짝지근한 크림을 얹은 아인슈페너, 향긋한 바닐라 시럽과 우유를 더한 바닐라 라떼 등 그 종류가 무척이나 다양한데 가장 많은 사랑을 받는 것은 역시 ‘기본템’ 아메리카노다.

잘 모르고 마시면 그냥 쓰고 검은 물이지만, 관심을 가지기 시작하면 특유의 향긋함과 고소함, 쌉싸름함에 푹 빠지게 된다.

여기서 더 나아가면 원두 별로 다른 맛의 차이가 느껴지면서 선호도가 생긴다. 예컨대 너무 쓴맛은 별로라거나, 시큼한 맛이 좋다는 식이다.

오늘 알쓸다정은 커피에 대한 애정이 샘솟는 분들에게 원두에 따른 맛을 소개해드린다.

 

■ 원두 맛을 결정하는 5가지

이 빨갛고 동그란 열매가 커피의 주재료인 원두를 씨앗으로 품고 잇는 커피체리다. [Pixabay / CC0 Creative Commons]

원두의 맛을 결정짓는 요소에는 향과 산도, 단맛, 쓴맛, 바디감의 5가지가 있다.

바디감은 조금 생소한 개념일 수 있겠는데, 이는 커피를 머금었을 때 입안에 느껴지는 밀도감과 중량감을 뜻한다. 치환해보면 물은 바디감이 적고 우유는 바디감이 많다고 표현할 수 있다.

커피의 주재료인 원두는 커피체리의 씨앗을 볶은 것이다. 농산물인 만큼 재배환경이나 기법, 품종에 따라 다른 맛이 날 수밖에 없다.

우리나라의 쌀과 동남아의 쌀 맛에 큰 차이가 난다는 것을 생각하면 이해가 쉬울 듯하다.

잘 보관하고 제대로 볶는다는 조건하에서, 원두는 종류별로 분명하고 고유한 매력을 지니고 있다.

쌉싸름한 맛을 좋아한다거나 가볍고 달콤한 맛을 좋아한다는 식으로 선호도가 분명하다면 원두 종류에 따른 맛과 향 차이를 숙지해 두는 것이 좋겠다.

 

■ 케냐 AA

케냐 원두는 '밸런스'가 뛰어나다는 게 가장 큰 특징이자 장점이다. [Pixabay / CC0 Creative Commons]

해발 1500m를 훌쩍 넘어가는 케냐의 자연환경은 커피를 생산하기에 적합한 조건을 갖추고 있다.

케냐의 커피는 향이 풍부하며 전체적인 맛의 밸런스가 뛰어나기로 유명하다. 그중에서도 케냐 AA는 그 지역에서 가장 크기가 큰 최고급 원두다. 묵직한 바디감과 은근한 과일 향, 적당한 신맛이 잘 어우러져 있다.

워낙 대중적인 맛을 가지고 있어 커피 입문자들에게 주로 추천되며 카페에서 가장 흔하게 찾아볼 수 있는 원두 중 하나다.

강하게 볶으면 감미로운 향과 과일의 단맛, 쌉쌀한 맛을 조화롭게 느낄 수 있다.

 

■ 에티오피아 예가체프

흔히들 에티오피아 예가체프에서 군고구마 향이 난다고 하더라. [Pixabay / CC0 Creative Commons]

에티오피아 지역의 고지대에서 재배되는 예가체프는 베리류의 과일 향과 꽃향기가 나는 독특한 원두다.

달콤한 맛을 베이스로 느껴지는 강한 산도로 마니아 층에게 인기가 높다. 다만 평소 커피를 즐겨 마시지 않는 사람들에게는 이 특유의 산미가 다소 부담스러울 수 있다.

이 원두에서만 나는 고유의 향미도 진입 장벽으로 작용할 수 있는데, 흔히들 군고구마와 비슷한 향이 난다고 말한다.

카페인이 적은 편이라 늦은 오후에 부담 없이 마시기 좋다.

 

■ 콜롬비아 수프레모

콜롬비아 수프레모는 아주 부드러운 '마일드 커피'다. [Pixabay / CC0 Creative Commons]

이 원두의 특징을 한 마디로 정의하자면 ‘부드러움’이라고 할 수 있다.

마일드 커피의 대명사인 콜롬비아 수프레모는 무난한 맛이 가장 큰 강점이다. 케냐 AA와 함께 대중성에서 손꼽히는 원두다.

수프레모는 커피콩 크기가 17 이상인 콜롬피아 스페셜티 커피를 뜻한다. 부드러운 맛과 함께 감미로운 아로마 향과 독특한 호두 향을 가지고 있다.

산미가 적고 바디감과 향, 단맛이 풍부하므로 신맛을 싫어한다면 콜롬비아 수프레모를 선택해보자.

 

■ 인도네시아 만델링

인도네시아 만델링에서는 씁쓸하면서도 고소하고 단 초콜릿 향이 난다. [Pixabay / CC0 Creative Commons]

풍부한 바디감과 달콤 쌉싸름한 맛을 가진 인도네시아 만델링은 콜롬비아 수프레모와 달리 거친 느낌이 강하다.

입에 머금었을 때 묵직한 느낌을 주며 씁쓸한 목넘김과 함께 약한 산미를 남긴다. 신맛은 금방 사라지며 고소하고 달콤한 초콜릿 향이 이를 대신한다.

입안을 꽉 채우는 녹진한 농도와 오래도록 남는 뒷맛의 여운 때문에 마니아 층이 두텁다. 평소에 대중적인 맛보다 독특한 맛을 선호한다면 인도네시아 만델링에 도전해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단, 커피 특유의 쓴맛이 강하게 나니 평범한 것을 추구하는 초심자에게는 그다지 추천하지 않는다.

언젠가는 커피가 필수가 아닌 선택이 될 수 있길! [Pixabay / CC0 Creative Commons]

여러 원두 중 취향에 맞는 것이 하나쯤은 있으리라 생각된다.

마음속으로 하나를 콕 집었다면 내일은 배부르게 점심을 먹고 난 후 나와 잘 맞아 보이는 원두에 한번 도전해보는 건 어떨까.

평소와는 다른 향과 맛이 정신없이 바쁜 날이 이어지고 있는 와중 잠깐의 휴식과 위로가 되어줄지도 모른다.

우리 모두에게 커피가 잠을 깨기 위해서나 집중력을 높이기 위해 목구멍에 들이 붓는 것이 아닌, 여유로운 시간에 더해진 향기로움이 될 수 있길 진심으로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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