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반 액상화로 마을째 땅에 삼켜져, 구조 중장비 동원 불가해 “실종자 유족과 협의 중”

인도네시아 정부가 강진과 쓰나미에 큰 피해를 입은 술라웨시 섬 마을을 '집단무덤'으로 지정하는 방안을 고려하는 중이다.

[공감신문] 강진, 쓰나미에 큰 피해를 입은 인도네시아 술라웨시 섬 마을을 ‘집단무덤’으로 지정하는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는 소식이다. 

7일 현지 언론에 따르면, 위란토 인도네시아 정치법률안보조정장관은 중앙 술라웨시 주 팔루 시 외곽의 발라로아, 페토보 등 2개 지역을 집단 무덤으로 지정하는 방안을 숙고 중이다. 

위란토 장관은 “물러진 지반 때문에 중장비를 동원할 수 없어 구조가 사실상 어려운 만큼, 수색을 중단하는 방안을 현지 당국 및 실종자 유족과 협의 중이다”라고 설명했다.

지반액상화로 진흙더미에 묻힌 페토보 지역

현재 해당 지역에선 지진의 영향으로 지하수가 올라와 지표면이 물러지는 ‘지반 액상화 현상’이 발생해 심각한 피해가 발생했다. 페토보 마을은 통째로 진흙에 파묻혔으며, 발라로아도 상당 구역이 부서졌다. 

앞서 인도네시아 국가수색구조청은 발라로아에서만 1000채 이상의 주택이 매몰된 것으로 보인다며 1000명 이상이 땅에 묻혔을 수 있다고 추정하고 있다. 

지난달 28일 오후 6시께 술라웨시 섬 동갈라 리젠시(군·郡)에서는 규모 7.5의 강진이 발생했다. 

6일 낮까지 집계된 사망자는 1649명으로, 실종자는 265명, 중상자는 2549명으로 확인됐다. 이재민의 규모는 6만2359명에 달한다. 

사망자의 대부분은 진앙에서 약 80km 떨어진 팔루와 주변 지역에서 확인됐다. 지진으로부터 20분 뒤 높이 5~7m의 쓰나미가 덮치면서 해안이 초토화된 데다 지형 조건상 액상화에 취약해 내륙에서도 심각한 피해가 일어났기 때문.

폐허로 변한 인도네시아 팔루의 모습

반면에 진앙 주변 마을들은 사망자가 수십 명 내외로 비교적 피해가 덜했다. 대규모 지진, 쓰나미보다 세 시간 앞서 같은 지점에서 규모 6.1의 지진이 발생했고, 이로 인해 주민 대부분이 일찌감치 고지대 등으로 대피해서다.

정글과 강이 인접해 지하수가 풍부한 팔루와 달리 이 지역에선 지반 액상화 현상도 일어나지 않았다.

세계 각국이 제공한 구호물품과 인력도 속속 도착하고 있지만, 지진으로 인해 공항 활주로에균열이 발생하는 등 손상이 심한 탓에 식수와 식료품 등 구호물자 전달이 어려워지고 있다.

국제구호단체 옥스팜은 육로를 통해 식수 확보를 위하 정수용 필터 등을 최대 피해 지역인 팔루로 보냈다고 밝혔으며, 스위스 구호대도 차량을 이용해 접근을 시도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앞서 대만 의료진은 진료를 개시했으며, 프랑스 구조팀이 무너진 건물에서 생존자 구조작업에 착수하는 등 일부 비정부 단체들은 이미 구호에 착수했다. 

현재 유엔(UN)은 재난 피해자를 돕기 위해 긴급 구호자금으로 5050만 달러(한화 약 570억원)를 투입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며, 유엔 인도주의업무조정국(OCHA)은 인도적 지원이 필요한 주민의 수가 20만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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