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아두면 쓸 데 있는 다정한 정보’...이석의 정확한 뜻과 병이 생기는 이유 진단하기

[공감신문] 고진경 기자=어지럼증은 성인의 20%가 1년에 한 번 이상 경험할 정도로 흔하다. 주로 노인에게서 나타나지만 남녀노소 모두에게서 어지럼증이 생길 수 있다.

이처럼 어지럼증은 흔하게 발생하지만 그 원인은 대개 찾아내기 어렵다. 어지럼증을 유발하는 문제가 신경계나 내이, 뇌 등 다양한 곳에서 발생하기 때문이다.

어지럼증과 관련된 질병에는 전정 신경염, 메니에르병, 뇌졸중을 비롯해 다양한 것들이 있다.

빙빙 도는 느낌, 기절할 것 같은 느낌, 한쪽으로 쓰러질 것 같은 느낌, 머리가 어질어질한 느낌 등 호소하는 증상이 다양한 것도 원인 규명을 어렵게 한다.

이로 인해 환자 본인도 어떤 병원을 찾아야 할지 혼란을 겪는 경우가 많다.

정확히 말하면 어지럼증은 자신이나 주위 사물이 정지해 있음에도 불구하고 움직이는 듯한 느낌을 받는 증상이다. 증상과 원인에 따라 크게 세 가지 종류로 구분할 수 있다.

어디론가 떨어질 것 같은 비현실적인 아득함을 느낀다면 심인성 실신을 의심해보는 것이 좋다. [pixabay/cc0 creative commons]

먼저 빙글빙글 도는 느낌과 함께 눈의 떨림이 동반되는 전정 어지럼증은 현훈이라고 한다. 현훈은 내이 또는 중추신경에서 기인할 수 있다.

이는 균형을 유지하는 달팽이관, 반고리관 또는 전정신경에 이상이 생기는 경우다. 대뇌, 소뇌, 뇌간 등의 중추성 전정계에 이상이 생겨도 현훈이 발생한다.

주변이 빙글빙글 도는 것 같은 증상을 호소한다면 전정 신경염이나 메니에르병을 의심해볼 수 있다.

금방이라도 정신을 잃을 것 같이 아득해지는 느낌은 실신성 어지럼증이라고 한다. 이는 뇌혈류가 감소하는 미주신경 실신, 기립성 저혈압, 부정맥 등으로 인한 것이다.

머릿속이 아득하고 떨어지는 듯한 비현실적인 감각을 반복적으로 느낀다면 심인성 실신일 가능성이 높다. 심인성 실신은 과호흡 증후군, 불안, 우울, 히스테리 등으로 인한 질병이다.

마지막으로 평형장애에 의한 어지럼증이 있다. 이 경우 누워있거나 앉아있을 때에는 증상이 없지만 몸을 일으켰을 때 비틀거리거나 중심을 잡지 못하고 쓰러지게 된다.

평형장애는 소뇌, 대뇌 전두엽, 기저핵 등 운동 전달을 담당하는 곳에 이상이 생겨서 발생하게 된다.

이석증의 대표적인 증상인 현훈은 빙글빙글 도는 느낌과 함께 눈의 떨림을 유발한다. [pixabay/cc0 creative commons]

이중 이석증은 첫 번째에 소개한 현훈과 관련된 질병이다. 의학적으로는 양성자세현훈이라고 불리는데, 이를 풀어서 설명하면 양성 발작성 위치성 어지럼증이라고 할 수 있다.

질환이 발병하는 근본적인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지만 두부 외상, 전정 신경염, 메니에르병, 노화, 칼슘대사 장애, 골다공증 등이 원인으로 작용한다.

최근에는 스트레스 및 피로가 이석증을 유발한다는 견해가 제기되고 있다. 강한 스트레스로 인해 면역력과 신체 능력이 저하되면서 병이 생긴다는 것이다.

중이염이나 돌발성 난청, 전정 신경염, 메니에르병 등의 귀 질환을 앓고 있거나 앓았던 적이 있다면 이석증으로 병이 커질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이석증은 내이에 석회화된 작은 이석이 돌아다니면서 증상이 나타난다. 이석증이 귀에서 돌이 굴러다니는 듯한 병이라는 별명을 얻게 된 것은 이 때문이다.

이석은 내이의 반고리관에 있는 팽대정이나 내림프액에 퇴행성 조직 파편이 발생하면서 생기는 결석이다.

이석이 본래 있어야 하는 곳은 구형낭과 난형낭인데, 이석증 환자들의 귀에서는 이석이 세반고리관을 돌아다니게 된다.

쉽게 말하자면 균형 유지에 관여하는 작은 칼슘 알갱이가 원래의 위치에서 떨어져나가 어지럼증을 유발하는 것이다.

잠결에 돌아 눕거나 자세를 바꿀 때 어지럼증이 심해지는 것이 이석증의 특징이다. [pixabay/cc0 creative commons]

이 질환은 특정 체위에서만 나타나는 안진을 특징으로 한다. 안진은 안구를 가만히 둬도 떨려서 초점을 유지할 수가 없는 증상이다.

이석증이 생기면 안진과 함께 머리 위치의 변화에 따라 주변이 돌아가는 느낌이 드는 단시간의 현훈 증상이 반복적으로 나타난다.

주로 잠결에 돌아 눕거나 자세를 바꿀 때 증상이 강하게 느껴진다. 아침에 잠자리에 일어날 때에는 회전감이 있는 현기증이 발생한다.

이때 자율신경계의 자극증상인 구토, 두통, 가슴 두근거림, 식은땀 등이 흔히 동반된다. 거의 모든 환자들이 어지럼증과 함께 구역질을 한다.

현훈은 1분 이내로 짧게 지속되며 대개 머리를 움직이지 않고 가만히 있으면 곧 증상이 사라진다. 그러므로 이석증으로 인한 어지럼증이 의심된다면 머리를 흔들지 않는 것이 좋다.

귀가 아프다거나 잘 들리지 않는 등의 증상은 나타나지 않는 것도 이석증의 특징 중 하나다.

이석증이 발병하는 남녀의 성비는 1:1.6~2 정도로, 여자에게서 2배가량 더 많이 나타난다.

연령별로는 주로 50대 이상에서 많이 발생한다. 나이가 들면서 내이의 허혈로 인해 이석이 형성되기 쉽기 때문이다.

노화에 따른 이석 기관의 퇴행성 변화에 의해 유동성 석회화 물질이 쉽게 생기는 것이라는 견해도 있다.

이석증은 5년 이내에 재발할 확률이 50%에 달하니 병원의 전문적인 치료를 받는 것을 권한다. [pixabay/cc0 creative commons]

이석증은 대개 급성 증상이 나타난 이후 점차 증상이 호전되며 장기적인 후유증을 남기지 않는다.

주된 치료법으로는 에플리법이 사용되는데, 세반고리관으로 들어간 이석들을 원래 자리로 돌려보내는 것이 핵심이다.

에플리법의 기본 원리는 머리 위치를 변형시켜 반고리관의 이석을 공통각으로 이동시켜 전정으로 유도하는 것이다.

반듯하게 누운 상태에서 고개의 각도를 돌려가며 이석을 이동시키는 방법이다. 이 치료법의 효과는 70~90% 정도로 높게 보고되고 있다.

이처럼 이석증의 치료는 어렵지 않지만 병이 다 나았다고 해서 안심할 수는 없다. 이석증은 재발의 위험이 높은 병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석증으로 인해 어지럼증이나 현기증을 경험했던 환자는 재발을 막기 위해 갑자기 머리 위치를 변화시키거나 자세를 바꾸는 것을 피해야 한다.

머리 쪽에 강한 충격이 가해져도 이석증이 나타날 수 있으므로 평소에 머리 외상을 주의해야 한다.

5년 이내 재발할 확률이 평균 50%에 달한다고 하니 이석증이 생겼다면 확실한 치료를 위해 병원을 찾는 것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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