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 대화 ‘지렛대’ 역할 남북 회담 무산...북한 ‘침묵’ 일관

지난 9일 오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서울 답방을 기대하는 남북정상회담 환영 플래시몹이 서울 종로구 대학로 마로니에 공원에서 펼쳐졌다.

[공감신문] 서지민 기자=12일 청와대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연내 서울 답방이 사실상 무산됐음을 내부적으로 결론 낸 것으로 알려졌다. 북미 대화의 지렛대로 작용할 수 있었던 남북 정상회담이 당분간 무산되면서, 북미 정상회담도 안갯속이다.

청와대는 김 위원장의 연내 답방에 대한 북한의 대답을 기다리는 중 지난 9일 “재촉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낸 바 있다. 사실상 청와대는 지난 주말을 연내 답방 성사의 ‘데드라인’으로 보고, 북측의 대답을 받기를 기대하고 있었다.

이날 청와대 고위관계자가 언론매체와의 통화에서 “김 위원장이 올 연말에 서울을 방문하는 것은 이제는 어렵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전한 사실이 보도됐다.

아르헨티나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를 마친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일 오후(현지시간) 다음 방문지인 뉴질랜드로 향하는 공군 1호기 기내에서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한미 정상회담 성과를 설명했다.

앞서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일 한미 정상회담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서울 답방에 대한 긍정적인 합의를 이끌어내기도 했다.

한미 정상의 회담 결과 브리핑에 따르면 “김 위원장의 서울 방문이 한반도 평화정착을 위한 공동의 노력에 추가적인 모멘텀을 제공할 것이라는 데 의견을 같이 했다”고 밝힌 만큼, 미국의 전향적인 태도까지 드러났다.

이에 김 위원장의 서울 답방 기대감은 고조됐지만, 당분간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북한 입장에서는 서울 답방을 통한 비핵화 조치 관련 진전 사항이나 새로운 메시지를 전달해야 한다는 것이 압박으로 작용한다는 의견도 있다. 또 우리 정부도 북한의 메시지에 상응하는 조치를 제공할 수 있어야 하는데, 대북제재가 완화되지 않는 이상 새로운 조건을 제안하기에는 어려운 상황이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남북-북미 대화에 묵묵부답으로 일관하는 가운데 원산구두공장을 현지지도하는 모습을 조선중앙통신이 지난 3일 보도했다.

북미 정상회담의 일정조차 불투명한 상황이다.

내년 초 북미 정상회담 개최를 위해 북미 고위급회담이 지난달 8일에 열릴 예정이었으나, 이마저도 북한의 갑작스런 취소에 무산됐다. 그 후 고위급회담 개최 조짐도 보이지 않으면서 당장 내년 초의 북미 정상회담 개최 가능성도 확실치 않은 상황이다.

미국은 대북제재의 끈은 놓지 않으며 북한을 대화의 판으로 끌고 오려는 압박을 지속 중이다. 지난 11일 미국 정부는 최룡해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을 비롯한 3명의 고위 정부관계자를 인권제재의 대상에 포함했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달 초 북미 정상회담 개최 시기가 내년 초라고 명시한 것과 대비되는 행보다.

북한의 ‘묵묵부답’ 속에서 남북·북미 대화가 중단된 채 시간만 흐르고 있는 것이다.

조성렬 국가안보전략연구원은 “가급적 빠른 시기에 북미 고위급회담이 성사되지 않고 내년까지 넘어가면 상당히 오랜시간 비핵화 협상이 이뤄지지 않는 것이 되고, 1월 말~2월 초 북미 정상회담 자체도 어려워질 수 있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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